'나'에 대하여/the conscious "I"

'사회적 약자' 는 누구인가?

고3starr 2018. 10. 14. 15:37



나도 한때 '사회적 약자' 이던 때가 있었다. 나에게는 남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과거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초등학교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일이다. 누군가가 듣고서는 그저 쉽게 그게 뭐가 어때서?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일을 직접 경험한 나로써 그 사건은 내 삶을 송두리채 바꾸어 놓은 일이었다. 당시에는 이 일을 누군가에게 말 할 수도 없고, 그저 속에서만 앓고 있던 일이라 마음에 상처가 깊었다.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오직 컴퓨터 속에만 존재했다. 당시 네이버의 '고민상담카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익명'으로 내게 일어난 일들을 말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위로받았다. 또 나와 같은 일을 겪고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그 덕분에 나는 살아갈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중에 자라서 반드시 나처럼 상처받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나서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회참여적 의지라던가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열망, 그것이 내 안에서 시작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내 꿈은 정치인, 대통령, 도덕교사, 사회부기자 등 올곧은 신념이 장래희망 칸을 채웠다.


자연히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사회학과를 꿈꾸게 되었다. 어린시절의 상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당시의 나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외면 당하고 소외받고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었으니까 너무나 힘들었다. 다행히 자라오면서 나는 그 상황을 극복했지만 아직 그 속에서 헤메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회적 약자' 라는 말이 있다. 사회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그 단어에 대해 한가지 의문을 던지고 싶다. 대체 '사회적 약자' 란 누구인가?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받는 한 명의 학생으로서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일에도 주목하는 눈, 관계를 소중히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약자인가?


나는 사회적 약자라는 단어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사회적 배경의 다양성만 있을 뿐, 불리하고 유리한 위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위치가 내 삶을 좌우하는 큰 요소이기는 하지만, 저소득층이라고 고소득층보다 약한 사람은 아니다. 저소득층이기에 배울수 있고, 볼 수 있는 세상들은 분명 엄청난 가치와 잠재력을 가진 것들이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의 다양성을 약자라는 단어로 규정해놓는 사회가 잘못되었다. 사람들간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간주해야만이 나올 수 있는 상상력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 삶의 터전이 다른 것이고 살아온 삶이 다르다는 것에 우열을 부여하는 순간 다툼과 분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