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의 용기있는 결단
"갑질 교수 복귀 반대"…서울대 대학원생들 집단 자퇴서 제출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이 학생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은 H교수에 대한 본부의 솜방망이 처벌에 항의하며 집단 자퇴서를 제출한다.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생 10명으로 이뤄진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 대책위원회(대책위)’는 24일 오후 4시 학과 사무실을 방문해 전원 자퇴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성 총장에게 보내는 자퇴 결의서에서 “H교수와 사회학과라는 공간에서 공존할 수 없다”며 “자퇴서를 받지 않으려거든 H교수의 복귀도 함께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자퇴서 제출 후에도 대학원생노동조합 등 학내외 단체들과 제도 개선을 위해 협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H교수가 속한 사회학과 전체 교수진도 같은 날 공개성명서를 내고 “징계위원회의 ‘정직 3개월’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교수진의 성명서는 H교수 사건이 발생한 후 동료 교수들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최초의 의견서다.
교수진은 “H교수로 인해 상처를 받은 학생들이 진로를 바꾸는가 하면 대학원생들이 단체로 자퇴서를 제출하게 됐다”며 “학문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도덕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학교 사회대 소속 H교수는 2012년부터 4년간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너는 좀 맞아야 돼” “남자 없이 못 사는 여자들이 있다” 등 폭언을 일삼고 집 청소를 시키는 등의 갑질을 해 왔다. H교수는 학생들에게 줘야 할 연구비 1500만원을 횡령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서울대 인권센터는 자체 조사를 거쳐 지난해 6월 서울대 본부에 중징계 처분을 권고했다.
서울대는 지난 1일 징계위를 열어 H교수에 대한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지만 성 총장은 “징계가 가볍다”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징계위는 지난 21일 진행된 재심의에서도 H교수에 대해 처음과 동일한 ‘정직 3개월’ 처분을 결정했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와 H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연대는 H교수에 대한 중징계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 3월 22일부터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14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나가던 신재용 총학생회장이 재심의 결과 발표 후 응급실에 실려간 바 있다.
출처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3745766619212200&mediaCodeNo=257&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