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세월호 민변의 기록>을 읽고 –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집합이였다.
사실 내가 세월호에 대해 아는 사실은 그닥 많지 않았다. 그저 그 일이 발생할 때 나는 중2였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것을 실감하지는 못했지만 온 나라가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 상황이었던 것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사건 이후 세월호 특별법 관련하여 전 국민의 찬반 논쟁이 불거젔던 것 또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자세한 내용과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사실 많이 부끄럽지만 무관심했던 것 같다. ‘416을 기억하자’는 문구는 외쳤지만 왜인지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영혼 없는 울림과도 같았다.
하지만 2018년,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책을 읽고 큰 충격에 빠졌다. 우리나라가 이정도였다니 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해경은 민간업체에게 세월호 참사 뒤처리를 독점하도록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 도움을 거절했다. 대통령은 7시간동안 행방불명에, 세월호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유족의 면담을 거절했으며, ‘안전규제 완화 정책’을 더 추진했다.
세월호 관련 인사들은 물러난 것이 아니라 그저 자리를 옮긴 것 뿐 그들의 생활은 변함이 없었다. 세월호 사건 진위파악 조사를 맡은 국정원도 세월호의 실소유주다. 정말 끝없이 충격뿐이다. 정말로 충격이다.
세월호는 그저 안타까운 사고가 아니라, 정말로 그동안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회구조적 문제의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렇게까지 문제가 많았다니, 대통령은 대기업의 손을 계속해서 들어준다. 참사 이후에도.. 정말 충격이다.
세월호 특별법도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저 독립된 진상규명기구를 만들자는 것뿐이다. 국가는 그런데 그것을 승낙할 경우 그들이 지금까지 저지른 부정한 일들이 밝혀질 것이 너무나도 확실하기 때문에 온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면서까지 이 일을 외면하고 그들의 추진을 철저하게 막는다. 정말 충격이었으며, 갑자기 그동안 내가 이런 나라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무서워졌다.
하지만 이 일이 일어난지 벌써 5년, 온국민의 촛불 혁명이 있었고 국민의 손으로 정권을 무너뜨렸으며 새 정부를 만들었다. 세상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다는 희망도 든다. 내가 더 자란 후에는,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리고 내가 그 일에 아주 조그만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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