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성역 허무는데 정년이 있겠는가”
“학문이 학문답지 못하다” 체제순응 대학교육 ‘일침’
2010년 1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하는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65)가 1일 고별 강연을 했다. 1989년 동국대 교수로 임용된 강 교수는 2001년 ‘만경대 필화사건’, 2005년 ‘6·25전쟁은 통일전쟁 필화사건’으로 국가보안법과 정면으로 맞섰다가 2006년 2월 동국대로부터 직위해제를 당했다. 한국사회 이념갈등의 뇌관이던 그가 어느새 정년을 맞았고, 이날 동료 교수와 학생들이 상징적인 ‘퇴임식’을 열어준 것이다.

120여명의 학생들은 고별 강연이 열린 동국대 문화관 2층 3세미나실을 가득 메웠다. 강연 시작 전에 학생들로부터 퇴임선물을 받은 강 교수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가 동국대로부터 직위해제된 뒤 졸업생 100여명은 대학 결정에 항의하며 졸업장을 반납했다. 그는 “천막강의를 듣고 졸업장을 반납한 학생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대학 때 가진 문제의식을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별 강연 주제는 그가 평생의 화두로 삼았던 냉전 성역 허물기와 평화통일 만들기였다. 그는 “성역을 허무는 것이 비판학문의 역할”이라며 “한국사회의 수많은 성역 가운데 가장 극단을 달리는 성역이 냉전 성역”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면 빨갱이로 몰리는 현실은 아직도 냉전 성역 허물기가 유효하며 중요한 화두라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비판적인 학문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학문은 참과 진실을 밝히는 것인데 학문이 학문답지 못하고 대학이 대학답지 못하다”고 말했다. 비판학문의 활성화를 위해선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의 대학은 체제에 순응하는 ‘순둥이’를 양성하는 곳으로 전락했다는 진단이다.
노교수는 “천안함 사건의 원인도 결국 냉전·분단체제에 있는데 이를 만들어내고 강화해온 것이 미국”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패권주의가 몰락하고 있고 중국도 아직 동아시아에서 완전한 헤게모니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냉전의 강제력이 약해지고 새로운 영향력이 제자리를 잡지 못한 이 시점이야말로 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발휘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 대표되는 가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윤리와 규범을 허물고 있다. 국민들이 이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도 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공동대표인 그는 앞으로 이론보다 실천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술적인 정년은 찾아왔지만 냉전 성역을 허물고 평화와 통일을 만드는 데는 정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경향신문 2010/6/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6011745365&code=100203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정년퇴임
내일 대학서 고별 강연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진보 성향의 대표적 사회학자 가운데 한 명인 강정구(65)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2010년 1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을 한다고 동국대가 31일 밝혔다.
강 교수는 내달 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동국대 문화관 2층에서 사회학과 주최로 `나의 삶 나의 학문-냉전 성역 허물기와 평화통일만들기'란 주제의 고별강의를 한다.
경남 창녕 출신인 강 교수는 1971년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9년 동국대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정책위원장과 공동의장,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역임했고 `좌절된 사회혁명', `분단과 전쟁의 한국 현대사', `통일시대의 북한학' 등 한국전쟁과 통일 관련 저서를 다수 냈다.
2001년 8ㆍ15 축전 당시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 위업 이룩하자'란 글을 올리고 계간지 등에 `6ㆍ25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취지의 글을 써 2006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연합뉴스 20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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