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society of Korea

[연합뉴스 카드뉴스] 고령화 속도보다 빠른 '노인 혐오'

고3starr 2018. 10. 14. 01:45

[카드뉴스] 고령화 속도보다 빠른 '노인 혐오'

2018/10/01 17:00

<<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틀딱 적폐 노인에게는 요금 두 배 받아야…' (네이버 아이디 sams****)

'할 일 없어 심심하다고 경로우대 이용해서 끼리끼리 온종일 유람하는…' (네이버 아이디 gucc****)

지난달 18일, 무임승차 문제를 보도한 어느 포털 기사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이날 하루에만 트위터에는 200개가 넘는 노인 비하 글이 올라왔습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장년의 88%가 노인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노인을 '소통 불가능한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죠.

**노인(65세 이상) 1천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대상으로 노인에 대해 인식조사 실시.

"지하철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어르신들 때문에 불쾌할 때가 있지만,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 별말 없이 넘어간다" - 이 모(26) 씨

"할아버지가 내 말엔 귀 기울이지 않고 본인 말씀만 강요하셔서 불편하다. 대화가 잘 안 통하는 것 같다" - 권 모(23) 씨

청년들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양보와 복종을 강요하는 고령 세대의 태도도 불편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의 원인이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근대 사회에서 빠른 산업화를 거친 70대 이상 인구와 경제가 발전한 단계에서 태어난 20~30대는 사고방식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서 '세대 게임'에서 최근 세대 갈등이 심화한 이유로 '저출산·고령화'를 꼽습니다. 청년층은 노인 부양비가 늘고,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여긴다는 것이죠.통계청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00년 10.2명에서 2018년 19.6명으로 늘어났고 2060년에는 82.6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노인들은 젊은 세대의 인식에 대해 서운하다는 반응입니다. 지난달 20일 오후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전 모(76) 씨는 "청년들을 보며 아들, 딸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정말 인터넷에서 이런 말들을 쓰냐"고 되물었습니다.

박 모(74) 씨 역시 "1970년대에 공사장에서 일할 땐 주·야간 교대 없이 매일 철야 작업을 했다"며 "배고픔을 참고 발전된 사회를 만든 우리 세대를 젊은이들이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젊은 세대도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노인 세대를 비하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연령통합고령사회연구소장

"세대 간 접촉, 교류를 늘려야 한다.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어르신과 청년이 함께할 수 있는 사회·문화 활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내일, 10월 2일은 노인의 날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이덕연 장미화 인턴기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10/01 17:00 송고


출처 http://www.yonhapnews.co.kr/digital/2018/09/20/4904000000AKR201809201601007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