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부터 한국사를 배웠던 것 같다.
어느덧 '학생' 생활 12년의 막바지 고3에 이른 나는 지난 날을 때때로 되돌아보곤 한다.
그중 최근에는 수능 대비 보충수업으로 한국사 모의고사 질문수업을 했었는데,
일사늑약 등 근대사에 대해 배울때 한 친구가 그만 울고 말았다.
가만히 듣고만 있기에는 너무나 가슴아픈 역사가 너무나도 억울하고 분통해서 그랬단다. 끝내 울음을 터뜨린 친구의 모습이 익숙했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내 어릴적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건 바로 중학교때, 헤이그특사에 대해 배울 때였다.
이준, 이상설, 이위종.
당시 이 세사람의 이름은 내 뼛속까지 세기고 싶을만큼 평생토록 기억해야만 한다는 강렬한 의무감을 불러일으켰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중3시절 나는 1907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고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했던 헤이그 특사에 대해 배웠다.
이 세사람의 사진과 함께 선생님께 그들에 대해 들었다. 그들은 분명 우리나라의 외교권, 주권을 되찾고자
그리고 우리나라를 일본에게서 구출하고자 그 먼나라 네덜란드로 떠난것이다.
하지만 약소국인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우는 그야말로 냉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아무도 초대하지 않은 국제 회의에 참석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는지, 들뜬 마음, 어쩌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 먼길을 찾아간 이 세사람은 참으로 참담한 대우를 받았다.
비공식경로를 통해 참으로 노력했지만 그들은 결국 회의참석허가를 받지 못하여 국제사회의 공식적인 발언권을 얻지 못하였다.
나는 헤이그 특사에 대해 배우며 마치 이번 수업시간때 그 친구가 느낀 감정처럼, 매우 벅차오르고 또 분노하는 마음을 가졌다. 희망을 가지고, 불안함을 안고, 간절한 마음으로 네덜란드까지 갔을 세사람의 감정이 나에게 너무 간절하게 다가와서였다.
그들을 위해 지금 내가 할수있는 일은 무엇이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내가 할수있는 일이라곤 오직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뿐이었다. 나는 이 세사람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들이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을 우리나라를, 절때 더럽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손으로 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어쩌면 내가 사회학과를 선택하는데 필연적으로 작용한, 그런 힘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어쩌면 이 헤이그특사를 알려준, 그리고 이 분통함을 나에게 전해준 역사교육이었다.
내 개인적인 경험과 엮어 생각해보면, 역사교육은 참 중요하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특수한 부문이다.
다른 과목들의 중요성도 무시할수는 없지만, 특히 역사교육의 경우 학생들은 과거의 우리나라 사람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고 그들의 일이 곧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의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역사는 참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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