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하여/daily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것은

고3starr 2018. 8. 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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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6일 오후 04:23



언제부턴가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줄었다. 해야할 일들은 쌓여만가고 주변사람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해야할 일을 모두 끝내지 못한 나를 계속해서 질책하고 탓하였다. 내가 이안에 존재함에도 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했다. 나는 왜 독하지못해서, 나는 왜이렇게 바람같아서, 나는 왜이렇게 못나서..
끊임없이 나를 옭아매는 사슬이 나라는 사실을 알고있으면서 내안에 나를 가두었다.
나를 이렇게 만든것은 내가 아닌 사회라며 더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기분, 매일 아침 나를 욕되게 하는 말들이 귀에 맴돌았다.

나는 왜이렇게 예쁘지않을까? 나는 왜이렇게 망설일까, 나는 왜 저 애같이 단호하지 못한지, 나는 왜 사념이 많은지, 쓸떼없는 생각들로 시간을 낭비하는지.
그렇게 살아왔던 시간들이 쌓여 언제부턴가 고3이 되었다. 행복하지 못했다.


오랜 친구의 도움으로 하나님을 알게되었다. 실은 교회를 알게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끊임없이 반겨주었다.
세상 온갖 평화와 축복이 가득한 곳에서 주말을 보내는 일은 나에게 너무나도 힘이되어주었다.
세상 모두가 넌 이만큼밖에 안된다며,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라고 말했을때. 집에서 도망쳐나와 퉁퉁부은 얼굴로 도서관 자습실에 엎드려있을때.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축복해주었다. 내가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내가 우울한 기운을 계속 내뿜는데도, 내가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해준다. 내가 쓸모있는 인간인가? 돌아보게 되었다.

오늘은 우선 교회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신언을 시작했다. 비를 뚫고 교회에 온 이야기를 했다. 그저 나의 진솔한 말 한마디에 많은사람이 박수를 쳐주었다.
사랑이랑 설우랑 단편 카페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미있고 재미있었을뿐더러 여유가 있었다.
나를 집에 대려다주면서 권오택형제님께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셨다. 스무살, 처음 군대에서 주님의 부름을 받았을 때.

이 수많은 사람들가운데, 뛰어나고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이곳에서, 주님이 어떻게 나를 선택해주셨는지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했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선택받은 자들이며, 주님은 결국 우리를 좋은곳으로 인도하실것이고, 우리를 옳은 길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고삼이 되어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순간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중 나의 선호와 관심을 반영한, 어쩌면 간절한 '욕심'을 담은 대학들이 나를 반영한다.
대학에 내 모든 것을 바칠 것 처럼 바라고 또 선택하려한다.

길은 결국 주님이 결정하실것이고, 그길은 올바를 것이라는 말은 나를 안심하게 해주는 유일한 버팀목이다.
꼭 그 대학에 가지 않아도, 다른 대학에 가더라도 주님이 결정하신 길은 나를 위한 길이다. 그말한마디가 얼마나 나에게 힘이 되는지 모른다.

주님이 나를 선택하였다. 이 평화와 안식 속으로 다른 누구가 아닌 나를 선택하신것이다.
못났고, 바보같고, 독하지도 못한 나지만 주님이 선택하였다.
어쩌면 내가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니 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신 주님이다.

나에게 찾아오는 고난도, 기쁨도, 슬픔도 결국은 나를 옳은길로 인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 곁에 항상 천사가 있고 그가 나를 지켜줄것이 분명하다. 내 안의 영은 이미 무섭게 싹을 트는 중이고 결국 나는 잘될것이라는 확신. 그 말한마디.

나를 움직이게 하는 영이 내안에 있다는 사실.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삶은 주님이 주신 길을 그대로 따르는 삶이라는 것을.

'종교'라는 내 안의 깊숙한 거부감이 이렇게 계속해서, 지치지않고,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려하고 내 삶에 안식처가 되려 하는 모습들이
점점 나를 감동하게 만든다. 내 친구 사랑이가 중국으로 떠나더라도 주님곁에 남고싶다.

잃기에는 너무나도 고마운 사람들과 내 일주일을 돌아보는 주말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